[기자수첩] '선거법 위반 0건' 구례, 사법 리스크 없는 출범이 남긴 과제
검색 입력폼
탑뉴스
[기자수첩] '선거법 위반 0건' 구례, 사법 리스크 없는 출범이 남긴 과제
정원헌 (호남인뉴스 기자)
  • 입력 : 2026. 06.24(수) 09:59
  • 호남in뉴스
[호남인뉴스] 지방선거가 남긴 후유증으로 전남 지역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고소·고발과 수사기관의 칼날이 단체장들을 향하면서, 지역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무더기 낙마설’과 ‘재선거 가능성’이 흉흉하게 나돈다. 지난 1일 기준 전남에서만 190건의 불법행위가 적발됐고, 그중 58건이 고발 조치됐다. 선거는 끝났지만, 행정 공백과 지역사회 분열이라는 진짜 '청구서'가 배달되기 시작한 셈이다.

이러한 와중에 구례군이 보여준 지표는 이례적이다. 이번 선거에서 구례군수 및 군의원 선거와 관련해 선관위에 접수된 선거법 위반 신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물론 과정이 완전히 무결했던 것은 아니다. 현직 군수를 누른 민주당 공천 파동, 막판 합종연횡, 그리고 공표 금지 직전 터져 나온 논란의 여론조사와 SNS 유포 등 여타 시·군만큼이나 치열하고 혼탁한 네거티브 공방이 오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적 파국’으로 치닫지 않은 것은, 유언비어에 동요하지 않은 군민들의 수용 태도와 최소한의 법적 선을 넘지 않은 후보자들의 통제력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선거법 위반 ‘제로(0)’라는 성적표는 구례군에 막대한 자산을 안겼다. 그동안 많은 지자체들이 선거 직후 단체장의 경찰서 출입과 재판 결과에 이목이 쏠리며 행정 동력을 상실하곤 했다. 군민의 자존심 실추는 물론, 지역 발전을 위한 골든타임을 사법 리스크 대응에 허비하는 일이 허다했다. 반면, 이번에 출범하는 교육자 출신의 장길선호(號)는 최소한 시작점만큼은 이러한 사법적 족쇄로부터 완벽히 자유롭다. 오롯이 구례군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데 모든 행정력을 투입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그러나 '깨끗한 선거 결과'가 자동으로 '성공한 군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공은 당선인과 구례군 정계로 넘어갔다. 선거 과정에서 붉어진 갈등의 앙금을 걷어내고, 네거티브 속에서도 분열되지 않은 군민들의 기대감에 실질적인 정책으로 보답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이 남았다.

사법 리스크가 없다는 것은 핑계 댈 쟁점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행정력 낭비 없는 청정 구례가 진정한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 이어질지, 장길선호의 행보를 군민들은 엄중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호남in뉴스 jjsin1117@naver.com